[스크랩] 나무이야기9 - 목련
[박상진교수의 나무이야기 . 9] 목련 | ||||
한자로 목련(木蓮)이라고 하여 연꽃처럼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는 의미다. 찬바람이 채 가시지도 않은 이른 봄, 나뭇가지에 잎이 나오는 것 도 기다리지 못하고 피어버리는 화사한 하얀 꽃이 이 나무의 특징이다.
꽃 크기가 어른 주먹만하고 꽃잎 하나 하나는 하얗다 못해 고고한 학의 날개 깃을 보는 듯하며 향기 또한 은은하여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 다. 우리 주변에 흔히 심는 목련은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온 백목련을 두고 하는 말이며 토종 목련은 제주도에만 자란다. 목련의 겨울을 나는 모습도 좀 독특하다. 가지 끝마다 손가락 마디만한 꽃눈이 회갈색의 부드러운 털로 두껍게 덮여 있다. 겨울 동안 혹독한 추위 를 이겨내기에는 안성맞춤의 구조다. 외투는 두툼하여도 봄을 느끼는 춘감 대(春感帶)는 너무나 예민하여 봄기운이 막 찾아오려 할 때쯤 참지 못하고 벌써 꽃을 피워버린다. 꽃이 필 즈음에 꽃봉오리가 모두 북쪽을 향한다 하여 북향화(北向花)라 불리기도 한다. 과연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하는가? 자세히 관찰해 보면 겨 울 꽃눈의 끝이 북쪽을 향하고 있는 비율이 반은 넘는 것 같다. 과학적인 명확한 근거가 없어 옳고 그름을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실향 민들이 고향을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이 꽃을 보고 북쪽에 두고 온 부모 형제를 생각하는 대상으로 여기다 보니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 작고 자질구레한 꽃을 잔뜩 피우는 보통 꽃과는 달리 가지의 꼭대기에 1개씩 커다란 꽃을 피우는 고고함이나 순백의 색깔은 이 꽃의 품격을 말하 는 것 같다. 동의보감에는목련을 신이(辛夷)라 하여 꽃 피기 전의 꽃봉오리를 따내 어 약재로 사용하였다. '얼굴의 죽은 깨를 없애고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 얼굴의 부기를 내리게 하고 치통을 멎게 하며 눈 을 밝게 한다'고 쓰여져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는 김수로왕 7년(서기48) 7월27일 아직도 총각인 임 금을 딱하게 여긴 신하들이 장가 들 것을 권하자 '내가 여기에 내려온 것 은 하늘의 명령이니 짝을 얻는 것도 하늘의 뜻이 있을 것이다'고 하면서 점잖게 거절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바다 서쪽에서 붉은 돛을 단 배가 붉은 깃발을 휘날리면서 북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왕은 기뻐하며 사람을 보내어 목련으로 만든 키를 정돈 하고 계수나무로 만든 노를 저어가서 그들을 맞아 들였다. 배 안에는 아리 따운 공주가 타고 있었는데, 이이가 바로 인도의 아유타국 공주인 허황옥 (許黃玉)으로서 김수로왕의 왕비가 된다. 꽃이 아닌 나무로서, 목련의 쓰임새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잎이 떨어지는 넓은 잎 큰 나무이고 나무 껍질은 연한 잿빛으로 거의 갈 라지지 않는다. 잎은 넓은 달걀모양이고 어린아이 손바닥만큼 크다. 언뜻 보면 감나무 잎처럼 생겼으며 두껍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열매는 손 가락 길이 만하고 주걱모양으로 휘어져 있으며 가을에 벌어지면서 매달리 는 새빨간 씨가 독특하다. 목련과 모양이 거의 비슷하나 꽃이 피는 시기가 약간 늦고 꽃의 색이 보 라빛인 것이 자목련(紫木蓮)이다. 경북대 임산공학과.sjpark@kn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