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자료

[스크랩] 슬픈 황금나무..산림청에서

♥ 진실농원 ♥ 2008. 1. 7. 15:12

"슬픈 황금나무"
높아진 하늘과 싸늘해진 바람기운에 옷깃을 여미고 거리를 걷다보면 노오란 은행잎들이 노오란 카펫을 선사한다. 바람따라 우수수 낙엽을 떨기며 닥쳐올 모진 추위를 예감하면서도 어쩌면 그렇게 환한 노란 빛으로 물들 수 있을까?

아름다움과 추억을 함께 간직한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위대한 나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 고결하고 예스런 품격, 수천년을 사는 긴 생명력, 어느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쓰임새. 실로 ‘황금의 나무’라는 별명에 모자람이 없는 나무다.

은행나무는 그 몸 속에 ‘플라보노이드’라는 살균, 살충 성분이 들어있다. 이 성분은 갖가지 벌레의 유충, 식물에 기생하는 곰팡이, 바이러스 등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왕성한 식욕을 가진 딱정벌레도 굶어 죽을지언정 은행잎을 먹지는 않는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책갈피 사이에 끼워두는 풍습은 은행잎을 사랑하는 갸륵한 마음에서 나왔겠으나 이렇게 하면 책에 좀이 슬지 않는 뜻밖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또 공해에 대한 적응 능력이 대단히 강해서 질소나 먼지에 잘 견디고 아황산가스, 납 성분을 정화하는 능력이 플라타너스보다 두 배나 높아 가로수로도 적합하다. 농가에서는 거름을 만들 때에도 은행잎을 섞어 만들면 흙속의 해로운 미생물이나 벌레들을 죽일 수 있다.

은행나무의 열매와 잎은 한방이나 민간에서 약으로 쓴다. 은행에는 단백질, 지방, 당분, 간놀, 펙틴, 히스티딘 등이 많이 있어서 폐결핵 환자나 천식 환자가 오래 먹으면 기침이 없어지고 가래가 적게 나온다. 이 같은 효과는 은행이 호흡기능을 왕성하게 하고 염증으로 소멸하며 결핵군의 발육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특이한 작용 가운데 하나는 레시딘과 비타민 B의 모체가 되는 엘고스테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뇌빈혈, 신경쇠약, 전신피로, 성욕감퇴 등에 뇌혈관을 개선해 주는 효능이 있다.

은행알보다 더 놀라운 약효가 있는 것은 은행잎이다. 은행잎은 예부터 민간에서 심장을 돕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폐를 튼튼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하여 가슴앓이, 가래 및 천식, 설사, 백태, 상피증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널리 써 왔다. 은행잎에 들어 있는 성분은 징코라이드 A.B.C와 진놀, 프라보놀 등인데 이는 말초혈관 장애, 노인성 치매 등을 치료 예방하는데 획기적인 효과가 있는 약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얼마 전까지 독일의 한 제약회사는 우리나라 은행잎을 수입하여 이들 성분을 추출하여 연간 약 10억 달러의 매출고를 올렸다고 한다. 은행잎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나는 것보다 유효 성분의 함량이 20배에서 1백배나 많다. 그러나 은행알은 독이 있어서 날로 먹거나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나무다. 그러나 아직 산에 저절로 나서 자라고 있는 것은 발견된 적이 없다. 은행나무는 여느 나무와는 달리 사람의 도움없이는 번식을 하지 못한다. 수많은 열매를 맺지만 그 열매가 저절로 싹이 터서 자라지는 못하는 것이다. 은행나무는 생식능력을 잃어버린 슬픈 나무다.

< 산림 in 넷포터 이재경 >

출처 : 슬픈 황금나무..산림청에서
글쓴이 : 고구마깡(박계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