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노인이 민들레란 소녀와 단 둘이서 살았다.  노인은 칠십이 넘어서 허리가 활 같이 구부러졌지만 아직도 기력이 정정하여 들로 다니면서 일을 하였다.  그래서 두 식구는 먹을 양식을 걱정하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손녀 딸은 나이가 열 일곱 살로 꽃봉오리처럼 피어 오르는 처녀가 되어 욕심을 내지 않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욕심을 내는 사람중에는 '덕'이라고 부르는 더꺼머리 총각은 노인의 손녀 딸을 아내로 삼고 싶어서 열렬히 사모하고 있었다.  

덕이는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가다가 운이 좋아서 민들레와 마주치면 몸가눌 바를 모르고 나무 지게를 쓸데없이 두드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덕이는 민들레의 생각으로 병이 날 지경이었다.  덕이는 이렇듯 그리움 속에 애틋하게 원하던 민들레와 생각지도 않게 한집에 살게되는 행운을 갖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노인의 집은 냇물과 가깝기 때문에 조금만 비가 와도 집으로 물이 들어왔다.  

그런데 오랫동안 장마로 온통 물바다가 되어서 노인의 집이 떠내려 갈 지경이 되었다.  그대서 덕이는 노인에게 자기 집으로 피난을 오라고 권고했다.  노인은 아무말 없이 손녀 딸을 데리고 덕이의 집으로 피난을 왔다.  

민들레와 한집에서 살게 되자 덕이는 그토록 그리워 하던 민들레를 자기 품에 안고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고 말았다.  이제 둘 사이는 남남이 아니었다.  덕이는 사람이 성실하고 근면하여 혼례식을 치루지는 않았지만 노인을 모시고 민들레와 함께 살았다.  그러나 양식은 언제나 넉넉하여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그런데 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을 즈음, 나라에서 처녀를 뽑아 간다고 마을을 샅샅히 뒤지기 시작하였다.  이유야 어쨌든 얼굴이 반반한 처녀를 무조건 잡아 가는데 민들레 아가씨도 뽑혀가게 되었다.  군졸들이 그녀를 데리고 가려고 하자 덕이와 노인이 길길이 뛰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민들레는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마침내 그녀는 가슴에 품었던 푸른 비수를 꺼내서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어 죽고 말았다.  그녀가 자결을 하자 그 곳에서 난데 없는 꽃 한 송이가 피어 났는데 사람들은 사랑을 못 다하고 죽은 민들레의 넋이 꽃으로 되어 피었다고 민들레 꽃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 

민들레 아가씨가 한 남자만을 사랑하고 정조와 순결을 지키기 위해 자결한 것 처럼, 일편단심(一片丹心)은 한자로 '한조각 붉은 마음' 즉 흔들림없이 오직 외곬으로 향한 충성된 마음 또는 충절을 지키는 것, 정조나 절개를 지키기 위해서 임향한 변치 않는 마음을 가리킨다.  부도덕이 홍수를 이루고 성이 문란한 현 세상에서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남녀의 순결한 사랑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출처 : 민들레 전설
글쓴이 : 상록수/박재우 원글보기
메모 :

'정보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폴레옹과 네잎클로버  (0) 2008.04.17
[스크랩] 상림 숲에 얽힌 사연  (0) 2008.04.17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안치환  (0) 2008.04.16
[스크랩] 노루귀  (0) 2008.04.03
[스크랩] 족두리풀  (0) 2008.04.03

+ Recent posts